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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한 쪽15

2023. 6. 3. 내가 고요히 머무는 가운데 지구는 휙, 휙 빠르게 돈다. 한 시간에 15도, 그것은 절대로 멈춰있지 않는 속도다 별이 움직이는 것이 느껴져 눈을 휘둥그레 떴던 밤을 기억한다. 밤도 흐르는데, 계절도 흐르겠지. 나는 이렇게 매순간 살아 움직이며, 인생을 따라 한없이 흘러가겠지. 내가 잠시 멈칫하는 사이에도 밤은 흐르고 계절은 지나간다. 견디기 힘든 삶의 파도가 한바탕 휩쓸고 지나간 뒤에는 물아래 납작 엎드려 버티고 버텼던 내 몸을 달래며, 적도의 해변에 앉아 커피 한잔 놓고 눈 멀도록 바다만 바라보고 싶다. 한낮의 열기가 다 사위고 나면, 여름밤의 돌고래가 내게 말을 걸어올 것이다. 가만히 있어도 우리는 아주 빠르게 나아가는 중이라고. 잠시 멈췄대도, 다 괜찮다고. 심채경 2023. 12. 13.
2023. 6. 2. 마음이라는 것이 꺼내볼 수 있는 몸 속 장기라면 가끔 가슴에 손을 넣어 꺼내서 따뜻한 물로 씻어주고 싶었다. 깨끗하게 씻어서 수건으로 물기를 닦고 해가 잘 들고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 넣어놓고 싶었다. 그러는 동안 나는 마음이 없는 사람으로 살고, 마음이 햇볕에 잘 마르면 부드럽고 좋은 향기가 나는 마음을 다시 가슴에 넣고 새롭게 시작할 수 있겠지. 최은영 2023. 12. 13.
2023. 6. 1. 더도 덜도 말고 일주일에 한 방울 씩 가랑비를 맞다 보면 시간은 눈 깜빡할 새 지나가고, 실력은 저 먼발치에 차곡차곡 쌓이기 마련이다. 심혜경 2023. 12. 13.
2023. 5. 31. 살아가면서 참조할 수 있는 사람 이야기가 많아야 삶에 대한 질문을 비축해두어야 내가 덜 불행하고 남을 덜 괴롭히게 된다는 것을 나는 경험했다. 은유 2023. 12. 13.
2023. 5. 30. 죽음은 죽은 당사자들이 아니라 살아 있는 자들이 점유할 수밖에 없다. 어떤 죽음이 '좋은 죽음'인지도 결국 살아 있는 자들이 본인의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이다. 그 기준들은 '간접' 경험을 통해 만들어지기 때문에 ('직접' 경험이 되는 순간 '살아 있는 자'일 수 없을테니까) 불확실하다. 케이틀린 도티 2023. 12. 13.
2023. 5. 29. 따라서 우리는 존엄하고, 아름다우며, 사랑하고 사랑 받을 가치가 있는 존재인 것이다. 누구도 우리를 실격시키지 못한다. 김원영 2023. 12.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