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휴직하고 몸이 조금 회복된 후로 쭉 진행해 온 낭독회. 각자 바쁜 일상 쪼개어 참가하면서 조금이나마 책 꾸준히 읽어보려고 아둥바둥했던 3년. 이제 한 번 쯤은 정리를 할 필요가 있어 보여서 역대 읽은 책들을 정리해보았다.
순서는 맞지 않지만, 그래도 그동안 읽어온 걸 보면 뿌듯하니까 :)
1. 이미예 <달러구트 꿈 백화점>
책이 정말 읽히지 않을 때 이 책으로 낭독회를 시작했었다. '꿈'을 소재로 수면과 현대인의 고민들을 녹여낸 매우 잘 읽히는 소설. 두 번째 이야기도 나왔지만 아직 읽어보지 못했다.
2. 정세랑 <시선으로부터>
다수의 좋은 평을 들었던 작품. 정세랑 작가님의 작품인데 더 설명이 필요할까? 좋은 문장도 많이 만났고, 심시선이라는 여성 예술가와 가족들의 이야기를 다양한 사람들의 시선으로 담아 참신함을 느낄 수 있었던 작품이다.
3. 테드 창 <당신 인생의 이야기>
SF소설이 익숙치 않은 상황에서 읽어서 당황했지만, 인간의 본성을 잘 나타낸 작품이라 생각한다. 다소 어려운 부분도 있어서 다들 당황하며 읽었던 기억이 난다.
4. 아이유 외 <사는 게 정답이 있으려나?>
연예계에 꽤 유명한 분들의 이야기가 담긴 책이었다. 그냥 가볍게 읽기 좋지만 깊이 있는 통찰도 할 수 있어서 좋았다.
5. 타일러 라쉬 <두 번째 지구는 없다>
분량이 적지만 환경에 대한 심각한 이야기들이 담긴 책. 책 자체도 최대한 환경 훼손을 피해서 만들었다는 점이 기억에 남는다. 타일러가 읽고 충격 받았다던 마크 라이너스의 <최종 경고: 6도의 멸종>이 궁금해졌다.
6. 옥타비아 버틀러 <씨앗을 뿌리는 사람의 우화>
1990년대에 나온 SF소설로, 2020년대를 상상하며 썼다는 점이 궁금해 선택했던 책이다. 척박하고 범죄가 난무하는 미래를 예측했는데 지금 현실과도 비슷한 점이 많아서 소름끼치기도 했다. 이후 <은총을 받은 사람의 우화>도 출간되었던데, 읽어보고 싶다.
7. 앤 헬렌 피터슨 <요즘 애들>
미국 밀레니얼 세대에 대해 분석한 책으로, 딱 우리 나이대의 이야기를 담았다. 미국의 이야기라 우리나라와는 크게 다를 것이라 생각했는데 공통점이 많아서 놀랐던 기억이 있다.
8. 김영민 <인간으로 사는 일은 하나의 문제입니다>
정치를 터부시하는 우리에게 정치를 사유하게 해주는 책. 생각보다 어려운 내용은 없고 가벼운 에세이로 이루어져 있다. 다만 생각해볼 만한 지점은 많았던 것 같다.
9. 김지수, 이어령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
우리가 책을 읽고 얼마 되지 않아서 이어령 선생님이 별세하셨다는 소식을 들었다. 다들 놀랐다. 철학적 고뇌가 많이 담겨 있어서 한편으로 좀 어렵기는 하지만, 오래 두고두고 다시 읽어볼 만한 책이었다.
10. 정유정 <완전한 행복>
실제 있었던 살인사건을 모티브로 이런 소설을 써도 윤리적으로 문제가 없는 건가?하는 의문을 품고 읽어나갔던 책. 진짜 무섭고 섬뜩하고 기분도 별 좋지 않았던 기억이 난다. 궁금해서 페이지는 자꾸 넘기게 되지만 찝찝함이 남았던 책.
11. 에릭 와이너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
명성에 비해 깊이는 좀 부족한 느낌이었던 철학책. 철학에 아무런 배경지식이 없는 입문자가 입문용으로 읽을만한 책이었던 것 같다.
12. 레이첼 카슨 <침묵의 봄>
여러 번 읽기를 시도했다가 실패했던 책인데 낭독회 덕분에 완독해서 기뻤던 책이다. 당시 여성 과학자로 무시를 당해왔지만 굴하지 않고 화학물질의 위험성에 대해 설변을 토한 고전.
13. 김주혜 <작은 땅의 야수들>
당시 소설 <파친코>가 인기를 끌며 드라마로 방영됐는데, 비슷한 느낌으로 재미있어 보여서 선정했던 책. 하지만 캐릭터에 공감하기가 좀 힘들었고, 생각보다 가벼웠던 것 같다.
14. 정지아 <아버지의 해방일지>
우리가 평소 시선을 돌리기 힘든 '빨치산'이라는 존재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는 작품. 빨치산이었던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아버지를 기리는 많은 이들이 과거 기억을 떠올리게 한다. 빨치산과 가족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다양한 생각을 하게 해준다. 이 책은 유명할 만 했다고 생각한다.
15. 추적단 불꽃 <우리가 우리를 우리라고 부를 때>
대한민국 전체를 분노에 휩싸이게 했던 N번방 사건. 하지만 여전히 끝나지 않았다고. 범죄의 중심에 있는 자와 이를 이용해 성적 쾌락을 맛본 다수에 대해, 여성의 안전과 인권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 책. 추적단 불꽃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16. 캐시 박 홍 <마이너 필링스>
이 책도 한참 전에 유행해서 궁금했던 책인데, 평이 좋은 편이었지만 우리는 생각보다 오잉? 하면서 읽었던 것 같다. 마이너가 처할 만한 상황, 고민들을 담은 점은 좋았지만... 유명세에 비해서는 좀 아쉬웠던 것 같은.
17. 주제 사라마구 <눈먼 자들의 도시>
책이 정말 정말 좋았다. 눈이 먼다는 설정 덕분에 인간의 더 깊은 곳에 있는 본능을 일깨워 보여준 것 같다. 실제 이런 상황이면 우리는, 나는 어땠을까? 하고 상상하며 읽어서 좋았다.
18. 알랭 드 보통 <철학의 위안>
여섯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다양한 철학자 이야기를 담았다. 책을 읽으면서 몽테뉴에 관심이 생겨서 언젠가 수상록도 읽어보고 싶어졌다.
19. 김상욱 <하늘과 바람과 별과 인간>
책이 출판되고 딱 봐도 물리학자가 쓴 책이라 어려워 보여서 도전해 볼까 말까 했던 책인데 딱 낭독회에서 선정됐었다. 물리학 부분은 역시나 다소 어려운 부분이 있었지만, 최대한 쉽게 설명해주어서 괜찮았다. 물론 100% 이해하며 읽을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20. 캐럴리안 윌리엄스 <움직임의 뇌과학>
우리가 움직이면 뇌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여러 사례를 통해 설명하는 책이었는데, 저술 당시에 정식으로 규명되지 않은 자료를 근거로 쓴 글이 좀 있어서 이걸 믿어도 되는 건지 어떤지 판단하기가 좀 어려웠던 것 같다.
21. 최재천 <최재천의 공부>
문, 이과를 구분하는 교육이 아닌 통섭의 교육을 말씀하시는 최재천 교수님의 '공부'에 대한 책. 어릴 때부터 했던 고민들과 관련 있는 주제가 많았고 속이 좀 시원하기도 했다. 오래 공부해 온 사람도, 공부가 싫은 사람도 읽어보면 공감할 여지가 많을 것 같다.
22. 유시민 <문과 남자의 과학 공부>
김상욱 <하늘과 바람과 별과 인간>과 비슷한 시기에 출간되어 둘이 같이 주목받았던 것 같은데, 이 책은 문과 출신 입장에서 보는 과학 이야기다. 경제학, 인문학 이야기가 과학 이야기와 버무려져서 재미있다. 일부 경제학 이론, 물리학 이론 등이 좀 어렵긴 하지만 흥미로운 부분이 많았다.
낭독회는 2024년도 계속됩니다!
많은 분들이 바빠서 단톡방을 정리하긴 했지만, 당분간은 디두, 다롱이와 함께 계속 이어나갈 계획. 현재는 황석희의 <번역: 황석희>를 읽고 있다. 이번 주에 완독하고 또 새로운 책을 써치할 예정! 앞으로는 또 어떤 재미있는 책들을 만날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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